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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여행 3탄! 가봐야할 유서깊은 멋스러운 곳들 - 충청남도역사박물관, 공주중동성당, 공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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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여행 마지막편, 예술가의 정원에서 만나본 윤석남 특별전에 대한 내용입니다. 예술가의 정원은 카페 겸 갤러리입니다. 카페를 찾아 방문한 곳이었는데, 예상치 못하게 새로운 경험을 하게됐습니다.
윤석남 작가님의 전시가 진행중이었는데, 비치된 전시 도록들중 윤석남 작가님의 것들이 많아 펼쳐보는데 아 이 작가 그 때 덕수궁에서 본 작가다!! 딱 알아보겠는거예요. 그 때 포스팅은 이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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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 프로젝트 2021: 상상의 정원 전시
안녕하세요, 오늘은 포스팅이 좀 늦어 자정을 넘겼네요. 매일 포스팅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말입니다, 얼마전부터 시작해 매일 하나씩 이제 벌써 6개째 글을 작성중인데요, 0명, 한명, 많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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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네일에 있는 저 작품 맞습니다. 2021년도 전시였네요. 그 때 작성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구중규문에 갇혀 살던 조선시대 여성은 집안 내에서의 위치가 곧 정체성이었다. 문명개화의 바람이 조선에 불어닥쳤을 때 비로소 이들은 거리로 나올 수 있었고 자신의 이름을 찾고 다른 정체성을 찾을 수 있었다."
작품 설명을 보고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했었어요. 그리고 시간이 흘러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도록 책자 속에서 비슷한 형식의 작품을 보고 딱 알아본 거예요. 이 세상의 모든 현상을 여성주의적인 시선에서 보지 않을 수 없다고 저는 항상 생각해왔는데 그 이야기를 하는 작업들을 작가님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하고 계셨어요. 바로 제가 하고싶은, 누군가는 꼭 해줬으면 싶은 그런 작업들을 말입니다.
예술가의 정원 입구에 놓여진 이번 전시의 투박한 흑백 a4용지 팜플렛의 내용을 옮겨볼게요.
'처음 나이 마흔 살에 그림을 시작하면서 그린 어머니.
점차 어머니의 사랑, 헌신을 더 깊이, 어머니의 품을 더 넓게, 그리고 그것을 모든 여성으로 확장시키며 작업.
이제 세계적인 작가가 된 윤석남. 그의 작품을 <예술가의 정원>에서 소개합니다.'
윤석남 특별전 <어머니의 정원> 2023.4.15 - 7.15
비치된 책자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윤석남(1939~)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1979년, 마흔 살이 되었을 때라는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다. 주부로서의 의무에 구속된 생활로 인하여 궁지에 몰린 그는 그림을 그릴 수 없으면 미쳐버릴 것만 같은 절박한 마음으로 남편에게 '그림을 그릴 자유를 주든지, 이혼을 하자'는 말로 압박했다고 한다. 여태껏 품어왔던 그 간절함을 단숨에 분출이라도 하듯, 윤석남이 가장 먼저 그리기 시작한 것은 그의 어머니로 대표되는 어머니 세대의 여성들이었다. 윤석남의 어머니는 남편을 잃은 뒤 6명의 자식을 혼자 힘으로 키운 전형적인 한국의 '어머니'였다. 1982년에 어머니를 그린 회화로 첫 개인전을 열었고, 1993년의 두 번째 개인전 <어머니의 눈>에서는 처음으로 폐목을 소재로 입체 작품을 제작하였는데, 이후 이것은 현재에 이르기까지 윤석남의 독자적인 표현기법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저도 제 처음이라고 할 수 있는 작업인 대학 입시 때 엄마를 찍었었어요. 면접을 준비하며 작업에 대한 설명을 다듬을 때 바로 그런 가부장제의 가정주부를 양산하는 사회 문화, 역사. 그런 행태를 비판하는 작업을 하고싶었다고 말하면서요. 가부장제의 여성 억압을 문제제기 할 때 그 작업에서 어머니를 보게 되는 것은 정말 당연한 일인 것 같습니다. 여자를 전업주부로 내모는 것이 가부장제의 본질이며 여성 억압의 시초이고 그를 변화시킬 수 있는 초석이라는 것을 여전히 사람들은 이야기하지 않는 다는 것에 대해 저는 굉장히 회의적입니다.
"전업주부는 여성억압이다. 이의 족쇄를 끊어내야 한다." 아무도 이런 주장을 하지 않고 여론은 커녕 그런 인식조차 없습니다. 끽해야 '요즘은 다 맞벌이이니 공동육아, 가사 해야한다.' 뭐 맞는 말이지만 본질을 짚고 가지 않으니 답답한 겁니다. 그 이전에, 경력 단절되어 집에만 묶여 자아를 잃어버리는 것은 한쪽의 희생을 강요해 이득을 취하려는 가부장제의 산물 아래 여자만이 처하게 되는 없어져야 마땅한 악습이므로 맞벌이가 맞다'가 되어야 하잖아요. 남자가 외벌이라고 일방적인 독박육아와 가사가 정당화되는것도 아니고요. 애초에 여자가 전업주부가 되어 독박 가사를 하며 집에만 묶이는 것이 가부장제를 존속시키는 수단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그래서 이 작가님의 행보가 참 감사하고 너무 공감이 됐습니다. 세상의 반이 처한 일인데, 이런 이야기를 다루지 않으면 어떤 이야기를 하겠어요? 사실 제 블로그 이름인 히얼이즈더쉘. 페미니즘, 여성학적 시선으로 바라본 이야기가 아닌 그저 여행, 맛집, 그런 것들을 다루는 블로그이기 때문에 지어진 이름입니다. '해일이 오고 있는데 조개를 줍고있다'라는 유명한 말 - 페미니즘이 중요한 일이 아니다 라는 인식을 드러낸 말 - 을 차용해서 진짜 중요한 건 다루지 않는다는, 조개를 다루는 블로그라는 뜻이었어요.
저희 엄마는 여느 여자들이 그렇듯 고학력자 대졸자임에도 경력 단절 전업주부로서 직업을 가지지 않고 산 세월이 수 십년이었는데 작년 즈음 도전 끝에 관심 분야에서의 새로운 직업을 갖게 되셨어요. 주변에서는 뭐하러 푼돈 벌자고 고생하느냐 의식 없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고 자기 일 열심히 하고 있는 오랜 친구는 아주 기뻐하며 축하해주기도 했어요. 이건 절대 그냥 취직하고 말고 간단히 얘기 할 게 아닙니다. 저는 이게 한 사람의 인생이 바뀌는 일이라고 단언합니다. 더 나아가 모든 여자들이 나아가야 될 방향이자 가능성이겠죠. 자아 실현이라는 것이 한 사람의 인생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 지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일을 하니 사람이 생기가 돌고, 너무나 고무적으로 새 인생을 개척해나가는 엄마가 대견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일이 얼마나 중요하다는 걸 잘 알면서 한 성별에게는 그걸 쉬쉬하고 인생을 희생시켜와 남성들의 세상을 발전시킨 긴 역사가 정말 역겨운 와중에 이를 이야기하는 정말 귀한 예술가, 한국 페미니즘 미술의 선구자인 예술가 윤석남 작가님을 알게 된 이번 공주 여행 예술가의 정원을 방문한 것은 특별했습니다. 팬이 되지 않을 수 없었어요.
사장님께서 작가님에 대한 많은 설명을 해주셨어요. 부인이신 사장님께서는 예술가시고 윤석남 작가님과 잘 아는 사이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예술가의 정원이었구나 싶었답니다.
어디선가 가져오셔서 보여주신 자화상 작업입니다. 이것 뿐만 아니라 책자에서도 보면서 느꼈는데 그림을 너무 잘그리시고 느낌이 너무 좋더라고요. 영문학을 전공하셨다고 합니다.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 '책 보이시죠? 작가님은 숨겨진 독립운동가 100인을 그리는 작업을 하고 계시다고 합니다. 80대의 나이가 무색하게 작업량과 추진력이 엄청 뛰어나시구나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저도 그렇고 저희 다 여기서 예술적 영감을 많이 받고 가게 된 것 같아요.
야외 정원에도 폐목 작품들이 전시되어있어요.
책자에서 발견한 김인순 작가님의 유머러스하고 신랄한 비판이 살아있는 작품. 너무 재밌어요. 더 자세한 정보는 아래 링크를 참고해보세요. 정말 얼마나 많은 대학 나온 고급 인력들이 가부장제 아래 낭비되고 있는 걸까요.
https://www.art500.or.kr/da/detailArts.do?CONTENT_ID=XX&INDIV_MANAGE_ID=P0000096
상세보기 | 미술작가500인
www.art500.or.kr
정말 제가 앞서 제기했던 문제와 일맥상통한 너무 공감되는 말입니다. 더이상 위대함을 숭배하며 희생이 강요되지 않아야 합니다.
허난설헌, 김만덕부터 시작해 끊임없이 잊혀지기 쉬운 여자의 이야기를 작업에 끌고들어와 제 마음에 쏙 드는 방식으로 예술을 하고 계십니다. 참작가님이시다. 이게 참 예술이고 본질이지. 저도 궁극적으로 꼭 하고싶은 일 중 하나가 그런 거예요. 영화, 영상, 혹은 책, 미술, 표현 형식이 무엇이 되었든 여성 혐오를 없애는 세상에 일조할 수 있는 그런 창작물을 만드는 거요.
그래도 카페인데 음료 얘기를 안할 수 없겠죠. 제가 마셨던 유기농 박하티 추천드립니다. 싱싱한 박하잎을 우려마시는데 건강하고 상쾌했어요. 주전부리하라고 하리보 젤리도 갖다주셨어요.
전시는 7월 15일까지이니 공주여행을 계획하고 계신다면 참고하세요. 1박 2일의 공주여행에서 이렇게 윤석남이라는 작가를 더 잘 알게되고 이야기도 들으며 깊이 공감하는 특별한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저희 가족은 예술가의 정원에서의 시간을 최애로 고른답니다. 그래서 4편 중 마지막으로 구성하고 작성했는데 제 관심분야이다 보니까 이렇게 타이핑을 많이 하게 된 건 정말 오랜만인 것 같아요. 그럼 이렇게 소중한 공주여행 4탄, 예술가의 정원에서 만난 윤석남 특별전 포스팅을 마무리해보겠습니다. 공주 또가고싶어요~! 그럼 또 좋은 정보로 돌아올게요. 씨유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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